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에 대한 책입니다. 이 책은 교정해야 할 글쓰기 습관에 대하여 많은 예시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올바르고 좋은 문장으로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 김정선 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만의 방식으로 내용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자 김정선 님은 20년 넘게 단행본 교정·교열일을 하면서 남의 문장을 다듬어 오셨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문장을 읽고 왜 이렇게 썼을까 생각하고 다시 써 보는 것이 일이자 유일한 취미라고 합니다. 타인의 글을 완벽히 이해하고 나의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은 참으로 멋져 보입니다. 저도 어렸을 적 한 때 출판사에서 편집·출판 일을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전공과는 동떨어진 일이었지만요. 오늘 즐겁게 읽어보려 합니다. 내용을 잊어버릴까 봐 기록해 가면서요. 앞으로 평생 글쓰기하면서 살아가려면 이 정도 내용은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겠지요. 제대로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정말 수년 전부터 다짐했는데, 이제 비로소 시작합니다. 여러분 저 40대 중후반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어요. 나에게 어떤 바람이나 소망이 있었나 상기해 보고 아직 미련이 있다면 뭐라도 조금씩 시도해 보세요. 행동이 다고, 실천이 다입니다. 남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언어(말) 자체에는 실체가 없다고 합니다. 실체 없는 타인의 말들 속 '나'는 진짜 나(참나)가 아닙니다. 드라마 '더 글로리' 속 강현남 님 대사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난 맞고 살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저의 방식으로 바꿔 봤습니다. "난 아직 부족하지만 꿈 많은 년이에요".
그리고 김정선 님의 꿈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네 삶은 비단길이었다가 자갈밭이었다가, 다시 비단길이었다가 자갈밭일 것이다."
[교정해야 할 글쓰기 습관]
1. 불필요한 것 들 - 나도 모르게 중독된 것 들
- 적: 사회(적) 현상, 정치(적) 세력
- 의: 문제(의) 해결은 그 다음(의) 일이다.
- 것: 내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 →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
- 들: 사과나무(들)에 사과(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다
2. '~ 하는 것'을 주어로 사용하는 것은 지양한다,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낸 것은 어린 시절부터였다. →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
3. 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
- '있는' / '있었다' / '-관계에 있다' / '-하는 데 있어' / '-있음에 틀림없다'
- 눈으로 덮여 있는 마을 → 눈으로 덮인 마을
- 관련이 있음에 틀림없다. →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하다.
4.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
- '-에 대해' / '-들 중 하나' / '-같은 경우' / '-에 의한' / '-로 인해'
- 그 문제에 대해 → 그 문제에
- 좋아하는 물건 들 중 하나 → 좋아하는 물건
- 고장에 의한 오동작으로 인해 → 고장에 따른 오동작 때문에
5. 주격조사 '은' / '는' / '이' / '가'
- 문장 안에서 정확한 주격 조사 - '이' , '가'가 붙으면 주어의 자격을 갖게 된다.
- 문장 안에서 보조사 - '은' , '는' 이 붙으면 주제, 곧 화제의 중심이 된다는 뜻이다.
- 내가 말했다. → 여기서 나(내)는 서술어의 주인인 주어
- 나는 말했다. → 여기서 나는 화제의 중심이다.
6. 방향성 관련 조사
- '에' '-으로' '을/를' '에(사물)/에게(사람)' '로부터'
- 고향에 간다. → 고향으로 간다.
- 학원을 간다. → 학원에 간다.
- 낯선 세계로의 진입 → 낯선 세계로 진입
- 물건에게 라벨 붙이기 → 물건에 라벨 붙이기
- 친구로부터 받은 선물 → 친구에게 받은 선물
7. 당하고 시키는 말로 뒤덮인 문장(피동의 표현)
- 냄새가 배였다. → 냄새가 뱄다.
- 기다려진다 → 기다린다.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 소개해줘
8. 그 외의 주의해야 할 표현
- 될 수 있는지/없는지
- 그 / 이 / 저 / 그렇게 / 이렇게 / 그 어떤 / 그 어느 것
- 는가 / 는지
- 접속부사 그리고 / 그러나
- 사람들은 모든 문장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읽기 때문에 위와 같은 순서대로 의미를 인지할 수 있도록 펼쳐내는 구로 조 글을 쓰는 것이 좋다(반대의 경우-영어 문장 같은 구조).
-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문장의 주인이 문장을 쓰는 내가 아니라 문장 안의 주어와 술어라는 사실이다. 문장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면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넘어가게 되거나, 문장의 기준점을 문장 안에 두지 않고 내가 위치한 지점에 두게 되어 자연스러운 문장을 쓰기가 어려워진다. '나는~'이라고 쓰는 순간 글을 쓰는 '나'는 이미 자신과는 다른 '나'를 창조하는 셈이다.
위의 교정 내용은 아주 일부에 불과합니다. 정확한 문장 쓰기에 많은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다면 책을 읽어 보세요.
저자 김정선 님에게 누가 물었습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저자는 대답했어요.
"당신 문장은 이상합니다.
모든 문장은 다 이상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이상한 것처럼 말이죠.
제가 하는 일은 다만 그 이상한 문장들이
규칙적으로 일관되게 이상하도록 다듬는 것일 뿐,
그걸 정상으로 되돌리는 게 아닙니다.
정답 같은 건 없습니다.
표준적인 문장 같은 건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선생님의 문장은 이상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함 속에서 문장의 결이랄까요 무늬랄까요,
아무튼 선생님만의 개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선생님이 갖고 있는 그 이상함이
선생님의 문장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는 셈이죠.
'그렇게' 이상하냐는 물음에는
'아니요'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앞으로 선생님만의 그 '이상한 글'
오랫동안 멋지게 쓰시기 바랍니다."
(제가 약간 생략하고 각색했습니다)
글쓰기 교본 책인 줄 알고 샀는데, 제가 철학 책을 샀나 봅니다. 책을 끝까지 읽어 보니 저자 한 사람의 에세이 같습니다. 혹은 서로 주고받는 편지글 형식의 에세이 같기도 합니다. 여하튼 저에게는 유주얼 서스펙트 급의 소설적 감흥마저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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